“탄자니아 깨끗한 물 공급 절실해요”… 우물 개발사업 지원 위한 ‘아동교류전’ 개막
입력 2011-08-11 19:19
703만원.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우물 1개를 파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이곳에서는 1800만명이 웅덩이의 흙탕물을 마신다. 물을 긷기 위해서는 보통 5시간을 걸어야 한다. 오염된 물로 인해 5세 미만 어린이가 3.5초당 1명씩 숨지고 있다.
탄자니아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지하수 개발사업을 돕기 위한 ‘한국·탄자니아 국제아동교류전’이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10일 개막해 1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홍익대 회화과를 나와 미술전문 교육기업인 홍익아트(대표 권미혜) 교육팀에서 일하는 백수경(28) 연구원이 기획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백 연구원은 지난 5월, 8박9일 일정으로 탄자니아 선교활동을 떠났다. 킬리만자로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아루샤주의 엔키카렛 마사이 유치원과 한국의 선교단체에서 설립한 뉴비전스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중 이곳 식수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는데도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정확하게 오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해와 달 등 자연이 시계인 셈이죠. 하지만 어떤 아이의 경우 1박2일 걸려 호수의 물을 길어오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이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전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곳 아이들에게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려보라고 했다. 아프리카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동물 그림,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그림, 예쁘게 색칠한 자화상 등 74점이 그려졌다. 이들 작품이 이번 전시에 모두 걸렸다. ‘그림으로 이어지는 마음’이라는 취지로 홍익아트가 개최한 제5회 전국미술공모대전에 뽑힌 한국 어린이 그림 50점도 함께 출품됐다.
탄자니아 그림 74점은 1점당 9만5000원으로 아름다운 74명의 컬렉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림들이 전부 팔릴 경우 1개 우물을 파는 데 드는 비용 703만원이 모아진다. 수익금 전액은 탄자니아 지하수 개발 프로젝트를 벌이는 비영리 민간 구호단체 써빙프렌즈를 통해 우물 파기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백 연구원은 “74명의 후원자가 모이면 탄자니아의 한 마을을 살릴 수 있다”며 “아프리카 꿈나무들의 그림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