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서태평양 패권다툼 시작되나… 中 항모 시험항해 파장
입력 2011-08-11 19:09
바랴그호가 시험항해에 들어가면서 서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 간 해상 패권 싸움이 가시화되는 국면이다. 바랴그호는 5일 동안 진행되는 시험항해에서 동력시스템 등을 점검한 뒤 14일 오후 다롄(大連)항으로 귀항하게 된다. 랴오둥(遼東) 해사국은 14일 오후 6시까지 랴오둥만 해역에 항해금지조치를 내렸다.
◇서태평양 제해권 둘러싼 미·중 신경전=미국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그호가 시험항해에 나선 것에 대해 아주 민감한 반응과 함께 우려를 표시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항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런 종류 장비(항공모함)의 필요성에 대해 중국이 해주는 어떤 설명도 환영할 것”이라며 “우리는 좀 더 그들이 솔직한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군수품 획득이나 군사예산과 관련해 미국만큼 투명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확대로 예상되는 남중국해나 동북아 지역에서의 안보 역학 구도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해군력 확대는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서태평양 제해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윌러드 태평양군사령관은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바랴그호가 투입될 경우 역내에서 힘의 균형 인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재래식 및 핵잠수함 전력을 늘리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등 아태지역 국가들도 잠수함 전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시험항해 어떻게 하나=항모의 전력화를 위해서는 정박 테스트, 공정 테스트, 무기(군사력)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지금 바랴그호가 하고 있는 과정이 공정 테스트로 이를 통해 동력· 통신시스템 등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군사력 점검에 들어가게 되는데 함재기 이착륙 훈련은 여기에서도 최후 단계다.
이번 시험 항해에서 바랴그호는 예인선에 끌려 부두를 떠났다. 귀항할 때도 예인선을 이용하게 된다. 중국 해군 군사학술연구소 리지에(李杰) 연구원은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부두를 떠난 뒤 항모 자체동력으로 시험항해 해역까지 간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리 연구원은 바랴그호는 첫 번째 시험항해에 나선 만큼 시험항해 해역까지 예인선에 끌려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 연구원은 “함재기 훈련과 각 시스템 간 적응 시간을 빼고도 프랑스 항모는 4년 동안, 미국은 1∼2년 동안 시험 항해를 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바랴그호에 장교와 승조원 등 모두 2000여명이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항모의 3분의 1 수준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