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유엔 ‘북한 거울 통계’ 오류 투성이”
입력 2011-08-11 21:46
‘거울’에 비친 북한 통계는 모두 오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동안 코트라, 국제통화기금(IMF), 유엔 등 3개 기관은 북한의 거래 상대국이 제공하는 ‘거울 통계(mirror statistics)’를 토대로 정기적으로 북한 무역통계를 발표해 왔다. 거울 통계는 마치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실제를 추측하는 것처럼 상대국 통계를 바탕으로 북한 경제 상황을 역추적한 통계를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1990∼2008년 북한 무역통계의 분석과 재구성’ 보고서를 내고 3개 기관의 통계는 모두 거래 상대국과 거래 내역에서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북한의 거래 상대국을 보면 2008년 기준으로 코트라 통계에는 61개국인 반면 유엔은 122개국, IMF는 113개국으로 잡혀 있다.
한국과의 무역을 북한과의 거래로 잘못 표기하는 등 결함도 나타났다. 인도가 2008년 유엔에 보고한 대북 수입 내역 가운데 상식적으로 북한이 수출했다고 믿기 어려운 첨단 정밀기계, 전자 제품, 신소재 관련 제품 등이 여럿 포함됐다. KDI는 “인도 수입업자 등이 한국과의 거래를 대북무역으로 잘못 기재하면서 빚어진 오류”라고 했다.
또 KDI가 북한이 한·중·일 3개국과 거래한 내역을 기준으로 북한 무역통계를 재구성한 결과 2008년 기준으로 거래 상대국은 93개국으로 집계됐다. 코트라 통계보다 많고 유엔과 IMF보다 적은 수치다. 북한의 무역 규모는 50억7000만 달러로 코트라(38억2000만 달러)보다 많고 유엔(82억9000만 달러), IMF(80억3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한·중·일 3개국은 북한 무역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대북 통계를 잘못 작성할 가능성이 아주 낮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 무역에 대해서만은 믿을 수 있는 통계를 갖고 있다고 여겼으나 북한에 관한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관련 정보와 데이터의 신뢰성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