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그래서 월드컵예선 걱정 한아름… 지성·청용 빈자리 고민만 늘어
입력 2011-08-11 22:18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만 있었어도…”
한국 국가대표팀이 10일 ‘삿포로 참사’를 당한 것에는 이청용(볼턴)과 올 1월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의 공백이 뼈져렸다는 분석이다.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1954년 한·일전 이후 처음 0대3, 3점차 영패라는 치욕을 맛본 한국은 측면 라인 재건과 수비조직력 강화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조광래 감독은 한·일전에서 박지성의 자리에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넣고,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은 이청용 대신 구자철을 투입해 좌우 측면 날개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불안해진 수비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전진하지 못하면서 전방 공격진들과 간격이 멀어져 원활한 패스 플레이를 하지 못하다 보니 90분 내내 일본에 끌려가는 졸전을 치르고 말았다. 한국은 중원에서부터 일본에 밀리면서 수차례 위기를 겪었고, 끝내 대패를 당했다. 여기에 전반 25분 만에 김영권(오미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표팀 수비진의 조직력이 순식간에 무너져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 청소년축구가 11일 세계 최강 스페인을 맞아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내달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전에는 지동원(선덜랜드)을 합류시켜 원톱 공격수를 맡기고 박주영을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이청용의 자리는 누구를 선택할 지 고민 중이다. 구자철은 결정적인 순간 실수를 연발하는 등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구자철이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지만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다. 오른쪽 날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며 이청용의 대안에 대해선 확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른쪽 측면을 맡을 자원으로 손흥민(함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남태희(발렌시아)를 놓고 조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조 감독은 빠르면 18∼19일쯤 월드컵 3차 예선에 나설 태극전사들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30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훈련을 시작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