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그렇지만 내일의 희망 발견… U-20 대표 아쉬운 8강탈락
입력 2011-08-11 22:18
“아우들은 잘 싸웠다.”
한국 축구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세계 최강 스페인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셀레스의 팔로그란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 120분 동안 0대 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6대 7로 졌다. 지난 2009년 이집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을 노렸던 한국은 아쉽게 16강에서 물러나 1983년 대회에서 이룬 멕시코 4강 신화의 재연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러나 전날 성인 대표팀이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한일전 이후 첫 3점차 영패라는 치욕을 당한 충격을 깨끗히 털어줬다.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는 “한국은 밀리미터 단위까지 잘 짜여진 팀이었다. 잘 훈련된 선수들의 촘촘한 수비는 뚫을 수 없는 철의 장막 같았다”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눈부신 선전이었다.
한국은 선수 대부분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스페인과 비교하면 객관적인 기량에서 분명히 한 수 아래였다.
특히 지동원(선덜랜드)와 손흥민(함부르크) 등이 불참하며 공격력 약화가 걱정됐다. 하지만 투혼과 끈기로 무장한 젊은 태극전사들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 진영 중원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한국과 스페인은 각각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이기제(동국대)가 실축해 정규 다섯 차례 승부차기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여덟 번째에서 스페인의 오리올 로메우(바르셀로나)가 골을 성공시킨 반면 김경중(고려대)은 슈팅을 크로스바 위로 넘겨 분루를 삼켰다.
줄렌 로페테기 스페인 U-20 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정말 멋진 경기를 펼쳐 아주 힘든 승부를 했다. 마지막 한계까지 몰렸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내내 빠른 움직임으로 우리 선수들을 괴롭혔고 실수도 하지 않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광종 대표팀 감독은 “스페인이 우승후보라고 하지만 이제 우리 선수들도 그들과 겨룰 실력을 갖췄고 세계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