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착각… 나쁘기만 한 걸까 ‘나쁜 뇌를 써라’

입력 2011-08-11 17:50


나쁜 뇌를 써라 / 강동화(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교통사고 후 깨어난 30세 남자. 다른 기능은 정상인데 아버지를 ‘아버지로 변장한 사기꾼’이라고 우긴다. 아버지 얼굴은 낯익은데 뇌손상으로 애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버지 닮은 사기꾼’은 이해 못할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뇌의 노력이다. 뇌의 말을 신뢰하긴 어렵다.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뇌는 제 팔다리를 제 것이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고(합리화), 사무실에 없었던 프린터는 사무용 기기라는 이유로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도 한다(왜곡). 하지만 망각, 착각, 합리화, 나쁜 기억력 등 뇌의 부정적인 작용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나쁜 뇌’가 생기는 원인과 긍정적 역할을 탐색했다. 울산의대 신경과 부교수.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