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걸고 吳, 승부수?…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8월 12일 거취 표명할 듯

입력 2011-08-12 01:18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지며 배수진을 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시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직을 건다면 투표율이 5% 정도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 유혹을 느낀다”면서 “아직 고민이 끝나지 않아 거취 표명은 주민투표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오는 24일 실시되는 주민투표와 관련해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개인적 정치 이미지에는 손해지만, 2011년 제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시장직을 건 상태에서 주민투표를 승리로 이끌 경우 오 시장의 대권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그가 민주당과의 무상복지 대결 최전선에서 총대를 멨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를 얻는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주민투표에서 패할 경우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낮아 아예 개표를 하지 않는 상황이 되거나, 개표를 했어도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하는 등 다양한 변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투표율을 높이고 자신에게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려고 “시장직을 걸 수 있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시장은 “주민이 발의한 첫 주민투표인데 내가 ‘직’을 걸면 앞으로 주민투표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직’을 걸어야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신중히 결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여권이 합심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핵심 측근이 이날 전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대통령은 이번 무상급식 투표 결과를 망국적 포퓰리즘의 사슬이 계속 이어지느냐, 아니면 단절하느냐를 판가름할 심판대로 여긴다”면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권이 한마음으로 뭉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