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발 錢爭’… 연예계 지각변동 시작
입력 2011-08-11 19:19
강호동 ‘1박2일’ 하차 뜻·유재석도 이동 관측
‘국민 MC’ 강호동이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KBS ‘1박2일’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연말 종합편성채널(종편) 개국을 앞두고 종편 출연을 위해 ‘스케줄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방송가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럴 경우 거액의 출연료에 이끌려 국민적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을 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종편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뒤흔들어놓는 방송계 판도가 많은 인기 프로그램의 폐지로 이어지면 결국 피해는 이들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던 시청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KBS는 11일 “강호동이 ‘1박2일’ 하차 의사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KBS는 “강호동이 여전히 ‘1박2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박2일’을 사랑하는 국민들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1박2일’이 정상의 위치에 있을 때 하차하고 싶다는 뜻을 예전부터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그가 종편으로 가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가 대주주로 있는 jTBC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TBC엔 MBC 출신인 여운혁 PD, KBS에서 이적한 김시규 PD 등 ‘스타 PD’가 대거 포진돼 있다. jTBC는 이들 PD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많게는 1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능이 드라마 못지않게 시청률을 보장하는 콘텐츠인데다 이들 PD를 영입하면 광범위한 연예계 인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운혁 PD 등은 강호동 유재석 같은 ‘특급 MC’와 막역한 사이로 유명하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강호동이 받는 출연료는 회당 1000만원에 가깝다. 강호동이 종편에 출연할 경우 받는 금액은 이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범하는 채널인 만큼 성공을 위해 자금을 쏟아 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1박2일’을 버리고 종편을 선택했을 때 시청자들의 시선은 고울 리 없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강호동과 함께 동급 최강의 MC로 꼽히는 유재석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MBC ‘무한도전’ 등 4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유재석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명목으로 강호동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