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0대 3 이라니… 한국축구 ‘치욕의 날’

입력 2011-08-11 00:47

한국이 일본에 대패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시종일관 무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0대 3으로 참패했다. 1954년 이후 75차례 가진 한·일전에서 한국이 3점차 영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골차 패배도 1974년 9월 열린 한일 정기전(1대 4) 이후 무려 37년 만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75전40승22무13패로 여전히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난 1월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일본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한데 이어 이날 완패로 일본에 아시아 축구 맹주 자리를 내줘야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또 내달 시작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공·수 모두 일본에 완패했다. 한국은 박주영과 이근호(감바 오사카),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공격 삼각 편대로, 김정우(상주)와 이용래(수원)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성용(셀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중원에서 밀리며 일본에 주도권을 내줬다. 한국 미드필더들은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혼다 게이스케(모스크바)가 포진한 일본의 미드필더에게 개인기와 경기 조율 능력 등에서 압도당했다. 이정수(알 사드), 이재성(울산) 등 수비수들도 상대 공격수의 개인기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고 번번이 돌파를 허용했다. 이청용(볼턴)을 대신해 오른쪽 날개로 기용된 구자철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아직 적응기간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힌국은 전반 35분 재일교포 4세 이충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의 힐 패스를 넘겨받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반에도 일본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7분 혼다가 기요다케 히로시(세레소 오사카)의 패스를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2분 뒤에는 가가와가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원했던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했고 일본도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서 “많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