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아의 행복 스케치] ‘하의실종’ 패션으로 주일예배?
입력 2011-08-10 20:31
최근 인터넷 뉴스에서, 캐나다 여성들이 과도한 노출패션을 입은 채 경찰들에게 피킷을 들고 시위하는 장면이 실렸다. 이유인즉 캐나다 경찰이 ‘직업여성’을 연상시키는 노출 패션이 성폭행을 부른다며 여성들의 복장에 경고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노출패션을 입은 여성들이 그들의 패션에 직업여성을 빗댄 것에 발끈했던 것이다.
나는 그 기사를 보며 경찰들이 노출패션에 대해 지나치게 극단적인 표현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출패션은 곧 직업여성이 입는 옷이라고 단정했으니 여성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의 노출 패션이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유도할 수 있는 기제라는 사실도 인정하길 바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같은 여성일지라도 거리에서 노출 패션을 한 여성과 마주치거나 뒷모습을 볼 때면 자연히 눈길이 가게 되는데 하물며 남성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치겠는가. 결과적으로 캐나다 경찰이 ‘노출 패션은 성폭행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음’이라는 식의 부드러운 표현을 했더라면 여성들이 시위하지도, 세상의 가십거리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로 노출패션은 지구촌 여성들의 일상복이 될 정도로 대중화 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여성 패션의 노출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숏팬츠를 입고 셔츠만 입은 스타일이 크게 유행하면서 ‘하의 실종’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노출 패션의 대세로 인해 여성 크리스천의 패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게다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그녀들의 노출 패션은 어디부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민소매를 입을 경우 볼레로나 여름용 카디건을 겹쳐 입으면 좋다. 원피스는 앉을 때 허벅지가 보일 정도로 길이가 짧아진다. 그럴 때는 넓은 손수건을 준비하여 무릎위에 덮으면 교양 있는 여성의 매력을 풍긴다. 한 여름의 휴가지가 아니라면 지나친 노출 패션은 한 여성의 품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따라서 아무리 크게 유행하는 노출 패션이라도 여성 크리스천의 패션은 조금 구별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수도원에 사는 여성들처럼 옷을 입으란 뜻은 아니다. 유행 패션을 배제하란 뜻도 더더욱 아니다. 노출 패션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여성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여성 크리스천이라면 옷을 가려서 입을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다.
며칠 전,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의 수요 예배에 참석했다. 무심코 자리를 잡았는데 앞쪽에 앉은 여성 성도의 옷이 눈에 확 들어왔다. 회색의 캐주얼 셔츠로 등이 ‘V’라인으로 깊게 파진 스타일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 시선이 자꾸만 그녀의 등 쪽으로 쏠려서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만약에 남성 성도가 내 자리에 앉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했다. 내 작은 염려와 직업의식이라는 잡념 때문에 예배를 온전히 드리지 못했다.
그러면 주일 예배 시에 적절한 여름 패션을 위하여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자.
첫째, 베이직 스타일을 지켜라. 상의는 검정색, 감청색, 베이지색, 회색계열의 재킷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의 블라우스와 셔츠를 즐길 수 있다. 하의는 스트레이트(일자) 스커트나 팬츠를 입자. 팬츠의 길이는 칠부바지나 무릎길이 까지는 괜찮으나 짧은 반바지는 곤란하다.
둘째, 피부색에 어울리는 컬러를 선택하라. 피부색이 밝은 여성은 연파랑, 연노랑, 연핑크 등의 파스텔 톤의 컬러를 입으면 매우 잘 어울린다. 피부색이 어두운 여성은 진한 파랑, 진한 노랑, 진한 핑크 등의 선명한 색상이 베스트다.
셋째, 얼굴형과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입어라. 스타일에도 균형이 있다. 얼굴이 작거나 이목구비가 아기자기하게 생긴 타입은 러플이 달린 여성스러운 블라우스가 잘 어울리고, 얼굴이 크거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스타일은 단순한 디자인의 셔츠 스타일이 어울리는 식이다. 체형이 작은 여성이라면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의 꽃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리고 체형이 큰 여성은 소재감이 느껴지는 단순한 디자인이 좋다. 액세서리 또한 체형에 비례해서 작은 체형이면 작은 디자인을, 큰 체형이면 큰 디자인을 선택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올 여름, 여성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세련된 패션 감각을 발휘해보자.
■ 정연아
이미지 컨설턴트. 대통령 후보 및 정치인, CEO의 이미지컨설팅. 저서로는 ‘행복한 크리스천에겐 표정이 있다’ 등 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