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 땅” 한복 패션쇼… 디자이너 이영희씨, 울릉도서 ‘바람의 옷’ 선보여
입력 2011-08-10 22:16
독도에서 용포자락을 휘날리려던 그의 꿈은 잠시 접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독도 앞 바닷가에서 바람의 옷을 선보였다.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75)씨가 10일 오후 울릉도에서 한복 패션쇼를 했다. 이번 쇼는 9일 독도에서 할 예정이었으나 날씨 때문에 하루 미뤄졌고, 이번 주 계속 독도 접안이 어렵다는 기상 소식에 이곳에서 쇼를 하게 된 것이다.
“독도에서 하지 못해 정말 안타깝습니다. 자연 앞에선 장사가 없네요. 올가을이나 내년 봄 꼭 다시 할 겁니다.” 이날 쇼를 막 끝낸 이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독도와 빼닮은 거북바위 앞에서 쇼를 했다. 울릉도의 풍광도 빼어나 좋았다”면서도 독도 패션쇼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 옷을 서양인들은 ‘바람의 옷’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의 세찬 바람 때문에 배를 띄우지는 못했지만 옷은 더 아름답게 보이더라”며 웃었다. 그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의복, 모시 한복,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서 소개했던 오트쿠틔르(최고급맞춤복) 의상 등 모델들이 입은 30여벌이 바람에 날리며 장관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최근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외교적으로 매우 예민해져 부담이 되긴 했지만 1월부터 준비한 일이라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고 독도가 일본 땅이 되지는 않겠지만 우리 땅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 패션쇼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