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주유소 공급가 분석 착수… 기름값 인하 고강도 압박

입력 2011-08-10 18:41

지식경제부가 정유사들로부터 개별 주유소 공급가격에 관한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에 착수하는 등 기름값 인하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0일 “지경부가 최근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격 자료를 요청해 대부분 정유사들이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기밀 자료까지 제출하라고 하는 건 달갑지 않지만 정부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렵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지경부는 앞서 지난달부터 서울 180여곳의 주유소 회계 관련 장부를 입수해 분석해 왔다. ‘ℓ당 100원 할인’이 끝난 뒤 주유소 기름값이 크게 치솟자 정유사와 주유소 중 어느 쪽이 과도하게 값을 올렸는지를 따져 가격인하를 유도해 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지경부는 그러나 주유소 장부만으로는 유통단계별 가격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자 이번에 정유사에도 개별 공급가격을 공개토록 요구한 것이다.

정유사들은 영업기밀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대부분 정부 요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은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자료 제출 여부를 밝히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SK에너지가 정부의 자료제출 요구에 가장 강하게 반발해 왔다”며 “자료를 공개하기 어려운 속사정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정유사가 모두 자료를 낸 상황이어서 SK에너지만 버티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필요하면 정유사로부터 영업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고, 원 자료를 재가공해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공개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SK에너지 자영주유소 사장 300여명으로 구성된 ‘SK자영주유소 협의회’는 기름값 할인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에 보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