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금융 쇼크] 공포감 여전한 시장… ‘실탄 선물’을 기다린다
입력 2011-08-10 21:46
세계 금융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 조치를 취할 것인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른바 돈을 푸는 QE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시장은 3차 QE를 기대하면서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연준이 수개월 전부터 추가 양적완화에 회의적 입장을 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QE에 대한 기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시적이라도 직접적 경기부양 효과가 큰 수단이기 때문이다.
◇“3차 QE 가능성 있다”=미국 주요 증권사들은 QE 가능성을 점점 더 크게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증권사 19곳은 앞으로 6개월 내 양적완화가 실시될 확률을 37.5%(중앙값 기준)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같은 조사 때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QE가 실시될 경우 연준 단독이 아니라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의 연대 모델이 제안된다. 유럽은행(ECB), 영국중앙은행(BOE), 일본중앙은행이 한꺼번에 돈을 풀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 해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금융회사들의 예상이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스위스 프랑과 엔화 가치를 진정시킬 수도 있다.
줄리아 코로나도 BNP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다음 발표는 3차 QE가 될 것이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함께 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차 QE 시기에 관해 투자자문회사 러셀의 마이클 듀에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이전이라고 예측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오는 26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연례 심포지엄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3차 QE에 관한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치어리더 이상 역할 못해”=그렇지만 QE는 금융회사와 투자자들만의 희망사항일 수 있다. QE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경제 전문가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9일 FOMC의 성명이 그동안 1·2차 QE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기대에 비해 상당히 늦다’ ‘더 침체될 리스크가 증가했다’ 등 표현은 달리 말하면 그동안 투입한 돈이 경기 부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포브스는 한 투자 전략가를 인용해 “연준은 치어리더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쓸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