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폭동 인종 충돌 조짐… 캐머런 “모든 조치 강구”
입력 2011-08-10 18:39
영국 폭동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인종 간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영국 극우 단체인 영국수호동맹(EDL) 스티븐 레넌 대표는 “1000여명이 루턴, 맨체스터 등에서 폭동을 막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말했다. 일부는 이미 순찰활동에 나섰다. 레넌 대표는 또 “경찰은 이 사태를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폭동을 막을 것”이라며 자경활동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EDL은 지난달 21일 노르웨이 연쇄 테러를 저지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와 연계된 단체로 알려져 주목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0일 주한 대사관을 통해 국민일보에 보낸 성명서에서 “질서를 회복하고 법이 준수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는 법의 엄정함을 보여줄 것”이라며 “폭동 가담자들은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망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자국 내 사태와 관련, 대사관을 통해 국내 언론에 알려온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폭동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경찰은 폭동 진압을 위해 플라스틱 총알 사용을 검토 중이다. 플라스틱 총알은 영국 본토에서는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육군 특수부대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563명을 체포했으며 그중 105명을 절도 및 무기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경찰력이 강화되면서 런던 폭동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중부 지역을 비롯한 다른 곳에서는 폭동이 계속 번지고 있다.
이란과 이집트는 영국 정부에 강경진압 자제를 촉구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시위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상황 확인을 위해 런던에 시민단체 관계자를 파견할 계획이다.
한편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도 6만여명이 교육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폭력 양상을 보이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