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한을 얼마나 만만하게 봤길래…

입력 2011-08-10 17:59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하기 위한 북한의 특수공작조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한다. 일부 언론이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군·정보 당국은 그 같은 첩보를 입수했으며 이에 따라 김 장관의 경호를 강화하는 한편 암살조 색출에 나섰다. 첩보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기에 북한이 대놓고 국방장관 암살까지 기도하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 이런 북한과 대화니 협력이니 하는 게 사상누각은 아닌지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은 이 첩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서도 그렇거니와 취임 이후 북한에 강경한 자세를 견지해 온 김 장관이 눈엣가시였을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김 장관을 암살하려 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북한군과 노동신문은 ‘김관진을 비롯한 군사 불한당들을 즉각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북한은 이미 남한에서 암살을 실행에 옮겼거나 시도한 전력이 있다. 1997년에 발생한 김정일의 전처 조카 이한영씨 피살 사건과 지난해 적발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기도 사건이다. 또 북한의 대남 도발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이어 요인 암살이나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벌써부터 예상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장관 암살조가 암약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된 만큼 이들을 하루 속히 색출해 내는 것은 물론 김 장관뿐 아니라 북한의 ‘제거 대상’이 될 만한 인사들의 신변보호를 비롯한 철저한 경계와 대비가 절실하다.

아울러 근본적으로 북한이 요인 암살을 포함한 테러와 도발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것은 법정에서 ‘김정일 만세’를 외칠 정도로 종북분자들이 판치는 현 상황을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북한에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정부는 대북 원칙주의자로 분류되는, 그래서 북한과 국내 종북·친북파가 끈질기게 비난하고 경질을 주장하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을 경질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