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폭격… 민간인 85명 사망”

입력 2011-08-10 01:00

8일 밤(현지시간) 이뤄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부대의 공습으로 리비아 서부 도시 즐리탄 근처에서 민간인 8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9일 서방 취재진에게 즐리탄 현지 취재 기회를 제공한 자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즐리탄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마제르 마을이 공격당했다”면서 “8일 밤 11시쯤 처음 폭탄 3발이 떨어진 뒤 많은 주민들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는데, 폭탄 3발이 더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아이들이 33명, 여성이 32명에 달했다면서 이번 공습을 ‘학살’로 규정했다.

목격자들은 건물 4채가 부서졌으며 일부 주민이 자갈 더미에 깔려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토군은 지난 3월 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규탄하며 공습을 시작했다. 나토는 이번 공격에 대해 ‘합법적’이었으며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이 지역에 카다피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 농장 두 곳이 있어 공격했다”며 “이것은 군사시설이 분명하다. 나토는 무고한 시민들의 삶과 일터를 해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과 정부군은 지난 7일 즐리탄을 차지하기 위해 인근 도시 미스라타에서 격전을 치렀다. 반군은 일주일 전 미스라타에서 즐리탄 중심부로 진격했으나 이곳이 20만명의 민간인이 사는 도시여서 후퇴했다고 밝혔다. 즐리탄은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져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