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 우승땐 정말 부러워 실력은 비슷… 한국은 저변 넓혀야

입력 2011-08-09 21:39

“일본이 이번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정말 부러웠어요. 하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으로 일본 여자축구 아이낙 고베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20)은 일본의 월드컵 우승에 아쉬움을 표했다. 10일부터 열리는 ‘대교눈높이 4개국 국제 여자축구 친선교류전’에 초청받은 소속팀과 한국을 방문한 그는 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우승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여자축구의 실력에 대해 “한국과 레벨 차이가 별로 없었다”면서 “하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선수층이 두텁기 때문에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에 진출한 첫 해인 올해 8경기에 7골을 넣으며 팀 동료 오노 시노부(8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기량이 상승됐다는 칭찬에 대해 그는 “사와 호마레, 가와스미 나오미, 오노 시노부 등 월드컵 우승을 이끈 일본 대표선수들과 같이 뛰다보니 정신력이 강해졌고, 패스도 세밀해진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어 여자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MVP를 받은 사와 호마레(33)에 대해 “정신력이 매우 강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축구장에 들어가면 무서울 정도로 집중한다”고 칭찬했다. 이날 사와 호마레는 개인적인 이유로 인터뷰와 사진촬영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10일 아이낙 고베의 스트라이커로 고양 대교와 맞서게 된 그는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인데 한국인인 내가 일본팀에서 뛰게 돼 마음이 이상하지만 소속된 팀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겠다”며 “대교와 아이낙 고베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고 두 팀 모두 대표팀 선수가 똑같이 7명씩 소속돼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팀에 있는 일본 대표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내달 1일부터 열리는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잘 치루겠다”고 덧붙였다.

고양 대교는 올 시즌 17승1무로 여자실업축구 WK리그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최강팀이다. 골키퍼 전민경을 비롯해 박희영, 이장미, 차연희, 류지은 등 소속선수 7명이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A매치에서 활약했다. 이에 맞서는 아이낙 고베는 올 시즌 일본 여자축구리그인 나데시코 리그 8경기에서 8승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와 호마레 등 소속선수 7명이 지난달 여자월드컵 당시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