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계주 경기 때 안전 논란… 비장애인 선수들 “바통 터치 때 사고 위험 크다” 우려

입력 2011-08-09 20:26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가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남아프리카공화국 계주 대표팀에 포함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남아공 육상 대표팀 명단에 피스토리우스가 주 종목인 400m는 물론 남자 1600m 계주 주자로도 선발됐다. 하지만 계주 도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스토리우스의 탄소 소재 J자 모양의 의족과 의족 바닥에 붙은 스파이크 때문에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계주 경기에서 바통 터치 구간은 바통을 주고받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부상 등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닉 데이비스 대변인은 “피스토리우스가 1600m 계주에서 뛰어도 되는지 여부는 IAAF 기술위원들이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피스토리우스가 계주에서 뛴다면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계주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주자는 이전 주자로부터 바통을 넘겨받고 다음 주자에게 전달해 주기까지 두 번의 바통 터치를 해야 하지만 첫 번째 주자는 바통을 든 채로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바통 터치를 한 번만 하면 된다. 게다가 4명의 계주 주자 가운데 가장 빠른 선수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고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을 가진 선수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관례를 고려할 때 남아공 1600m 계주 팀에서 두 번째로 빠른 피스토리우스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피스토리우스가 계주에서 뛸 수 있을지는 대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