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무법천지… 경찰 총격 첫 사망자 발생
입력 2011-08-10 01:03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폭동이 버밍엄·리버풀·맨체스터·브리스틀 등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폭동 나흘째인 9일(현지시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급거 귀국했다. 프로축구 경기들이 연기되는 등 스포츠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폭동 영국 전역으로 번지나=이날 런던 시내 곳곳에서 차량 방화와 상가 약탈이 버젓이 자행됐다. 경찰력은 제대로 미치지 못했다. 올림픽 개최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런던이 사흘째 무법천지 상황에 놓인 것이다.
빌딩이 불타는 등 혼란이 극심했던 런던 남부 크로이든에서 8일 밤 총격을 받은 26세 남성이 하루 만에 병원에서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희생자는 차 안에 있다가 피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한국인 여행객 2명이 8일 런던 도심에서 청년들로부터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강탈당했다. 이들은 다치지는 않았다.
두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청년들은 블랙베리 스마트폰 문자메시지(SMS)와 트위터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신속히 집결했다 흩어지는 식으로 경찰을 따돌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폭동은 이날 밤 잉글랜드 북서부 항구도시 리버풀, 영국의 두 번째 대도시인 중부 버밍엄, 남서부 항구도시 브리스틀까지 퍼졌다. 폭동 발생지인 런던과 100㎞ 이상 떨어진 지역까지 폭동에 휩싸임에 따라 폭동이 잉글랜드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으로 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의 불만이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휴가 중이던 캐머런 총리는 서둘러 귀국길에 올라 9일 오전 비상각료회의를 열고 폭동 및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대책을 점검했다. 당국은 이날 경찰력을 전날의 세 배인 1만6000여명으로 증강 배치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일부 취소=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0일 웸블리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잉글랜드-네덜란드 A매치 친선경기를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주말 개막 예정이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역시 경기장 시설 파괴로 제대로 경기를 치르기 어려울 전망이다.
폭동이 확산되고 있는 해크니 지역의 경우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한 경기장이 밀집돼 있어 내년 올림픽 치안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한승주 김현길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