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해커 1만여명 美서 콘퍼런스… ‘어린이 해킹캠프’ 개최 논란

입력 2011-08-09 18:45

세계 최대 해킹 콘퍼런스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킹 캠프가 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전 세계 해커 1만여명은 지난 주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데프콘(DefCon)을 열었다고 미국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데프콘의 특징은 어린이 대상 해킹 교실인 ‘데프콘 키즈 빌리지’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을 낮춘 것. 8세부터 이른바 해킹 교실에 참석할 수 있다.

캠프에서 어린이들은 구글 검색을 통해 인터넷 보안의 허점을 찾아내고, 서버의 잠금을 풀어내는 등 방법을 배웠다. 책 ‘휴먼 해킹의 기술’의 저자 크리스 해드내지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참여한 어린이 가운데 걸스카우트인 열 살짜리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서 시간을 빠르게 조정하는 장치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디를 CyFi로 쓰고 있는 이 어린이는 게임을 하다가 지루해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버그를 찾아냈다.

일각에서는 어린이에게 해킹을 가르친다는 데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컴퓨터 보안에 관해 어린이들의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역설적이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 CNN방송도 캠프의 의도가 건전하다고 전했다.

조카를 캠프에 데려온 컴퓨터 보안 전문가 애덤 스티드는 “해킹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동영상도 있지만 동영상은 보안 윤리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열 살짜리 여학생 이자벨 홀랜드의 아버지인 보 홀랜드는 “사람들은 해킹과 관련된 내용을 알고 싶지 않다면서 무섭다고 하지만, 어린이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