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학습량 20% 줄인다… 교과부, 개정 교육과정 고시

입력 2011-08-09 22:04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중·고생이 배우게 될 교육과정의 세부 기준이 발표됐다. 학습량은 약 20% 감축되고 고등학교는 2014학년도부터 전 교과에서 적성과 수준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2009 개정 교육과정’ 세부 교육과정을 담은 ‘교과 교육과정’을 고시했다. 개정 교과 교육과정은 2013학년도에 초 1·2 및 중1 학생부터, 2014학년도에 고1 학생부터 적용된다.

개정 교육과정은 국민공통 교육과정 기간을 10년에서 9년(초등 6년, 중학교 3년)으로 줄였다. 기존 공통 과정이었던 고1 과목 중 일부는 중3 과목으로 보내고 일부는 고1 선택과목으로 재조정했다. 초·중·고에서 중복됐거나 불필요한 내용을 축소해 교과 내용이 약 20% 줄어든다.

고교 전 교과의 과목은 기본·일반·심화 과목으로 나눠 학생이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선택하게 했다. 예를 들어 ‘국어 교과’라는 큰 틀 안에서 학생에 따라 ‘문학’ ‘화법과 작문’ 등의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일반고도 현재 특목고처럼 ‘심화 영어’ ‘물리 실험’ 등의 심화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부가 4월 발표한 ‘역사교육 강화 방안’에 따라 내년 고교 입학생부터는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운다. 근현대사 축소로 논란이 됐던 한국사는 기존에 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시안보다는 근현대사 비중을 높였다. 당초 편찬위는 고교 한국사에서 광복 이후 근현대사 비중을 50%대로 설정했으나 교과부는 60%대로 늘렸다. 그러나 기존 고교 한국사의 근현대사 비중이 80%여서 현재 교과서보다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 근현대사 내용이 좌편향됐다는 비판이 보수 진영에서 계속되자 아예 내용을 축소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과서 제작 시간도 촉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는 고시된 교육과정에 맞춰 이달 말 교과서 검정 일정을 공고한다. 교과서 검정 신청은 내년 3∼4월에 받을 것으로 예상돼 산술적으로는 교과서 제작 시간이 7∼8개월에 불과하다. 출판업체들은 통상 교과서를 만드는 데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 촉박으로 부실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