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 한국 CDS 프리미엄 급등… 정부 “안정” 불구 불안감 고조
입력 2011-08-09 22:34
정부가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 재연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외화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골드만삭스는 비관적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기 다시 오지 않는다=기획재정부는 9일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외환보유 상황은 훨씬 안정적이라 당시와 같은 어려움을 다시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거로 은행부문 단기외채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61.1%였지만 지난 3월에는 49.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1603억 달러였던 단기외채는 1467억 달러로 줄었다. 대외 채무가 3819억 달러 수준으로 금융위기 당시(3651억 달러)보다 늘긴 했지만 대외 채권이 4660억 달러로 증가해 이자비용보다 이자수익이 더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환위기 당시 2012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3110억 달러로 늘어 긴급 사태가 발생해도 대외 지급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점도 정부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불안감 지우기엔 부족=국제금융센터는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CDS 프리미엄이 8일에 135bp(1bp=0.01%)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1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 1일 101bp에서 5일 117bp로 점증하다 8일 하루에만 18bp나 급등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 또는 국가의 부도 시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발행 기관의 신용도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국내 은행들의 차입 여건도 악화됐다. 하나 국민 신한 우리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 등 주요 7개 은행의 CDS 프리미엄 평균은 5일 140.0bp에서 8일 142.9bp로 상승했다. 정부는 CDS 프리미엄 상승에 대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세계적인 위험 수준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으며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도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증시 폭락으로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부터 코스피가 폭락해 지난 1일 고점 대비 19% 하락했으며, 한국의 경제 금융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유럽 신용위기 등으로 촉발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시장이 이른 시일 내 반등하지 않는다면 소비를 억제하고 투자를 지연·감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정수 강준구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