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긴박한 위기 아니다”… 박재완 장관·김석동 위원장 기재위·정무위 출석

입력 2011-08-09 22:26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국가 간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아직까지 외환시장이 긴박한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한 것으로,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불안감이 커진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박 장관은 9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 “현재는 통화스와프 같은 조치에 들어갈 정도로 긴박하지 않다”면서 “위기에 따른 단계적 대응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거래 당사자가 계약일에 약정된 환율에 따라 해당 통화를 일정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박 장관은 “아직 중국, 일본과 각각 300억 달러, 13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 사용 한도가 남아 있어 이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2008년 당시와 비교하면 외환건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불확실성이 매우 커 앞날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전체적인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의 재침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금융시장은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불안심리 조기 차단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현재 우리 외환보유액 상황을 보면 당장 어떠한 위기나 어려움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환율 금리 재정정책을 모두 다 사용할 수 있어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정부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을 하게 되면 수출이 타격을 받고, 주가 하락으로 개인의 자산소득이 감소하면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며 정부가 경기 하강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2008년 금융위기 때 이미 많은 재정을 지출한 선진국들은 추가 금융정책 여력이 없고, 일부 국가는 선거를 앞둔 정치투쟁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여러 대책을 마련해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