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구주에만 가산점 논란… SKT “인수 원점 재검토” 반발
입력 2011-08-09 21:44
하이닉스 채권단이 SK텔레콤과 STX가 인수 의향을 밝힌 하이닉스 매각 시 구주(기존 보유주식)를 많이 인수하는 입찰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를 중심으로 구주 인수 비율에만 프리미엄을 주는 형태의 입찰 평가기준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은 “원점 재검토”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2차례 실패한 하이닉스 매각 시도가 이번에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주 발행을 구주 인수와 병행하면 신주 비율만큼 현금이 하이닉스에 유보돼 인수 후에도 추가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인수전에 나섰다”며 “이런 장점이 사라지면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6월 매각 공고를 내면서 “채권단 보유 지분 15% 중 7.5% 이상과 전체 발행주식 10% 이내의 신주를 발행해 인수 기업에 매각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채권단이 당초 방침을 변경해 구주만 매각하게 되면 결국 채권단인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 등만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된다. 반대로 인수 업체는 인수 자금 외에 하이닉스 설비 투자금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SK텔레콤과 STX는 지난달 25일부터 6주간의 일정으로 예비 실사에 착수한 상태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을 오는 20일쯤 마련한 뒤 다음 달 9일쯤 본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