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일본해 표기’ 갈등… 美, 단독표기 방침 재확인

입력 2011-08-09 22:13

한·미 간에 동해 표기 방식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일본해’ 단독 표기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 우리 정치권이 “일방적인 일본 편들기”라며 즉각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의 표기방침에 따라 ‘일본해(Sea of Japan)’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국제수로기구(IHO) 미국 측 실무그룹이 일본해 단독 표기 의견을 IHO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미 정부 차원에서 공식 확인한 셈이다.

이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로 이임 인사차 찾아온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애국가에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란 표현이 있다”면서 “이 문제는 한·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체(國體)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한국민을 위해, 미국이 일본해 단독표기가 아닌 동해(East Sea)를 병행 표기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국민이 경악하고 분노를 금치 못한다는 입장을 미 정부에 확실히 전달하고 IHO에서 모든 외교력을 총동원해 시정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여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 입장을 두둔한 것이라면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도 “한·미동맹을 외면한 일방적인 일본 편들기”라고 거들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미국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며 “정부는 동해·일본해 공동 표기 입장을 미국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백민정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