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시골학교, 기독대안학교로 새출발”… 청학골산촌유학센터 문 여는 손용우 목사
입력 2011-08-09 18:59
“농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청학골산촌유학센터를 개설합니다. 올 2학기부터 문을 엽니다.”
경남 하동 청암에서 농촌살리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손용우(53) 목사는 마을 이장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 6월 청암제일교회 전도사로 부임했다. 십수 년간 꼬박 마을의 대소사를 챙겼다. 틈틈이 공부해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도시 교회로 옮길 기회가 종종 있었지만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교회와 마을 주민을 섬기는 것을 평생 사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손 목사는 무엇보다 폐교 위기에 있는 시골 학교를 살리는 운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4년 째 푸른빛지역아동센터(초·중생 29명)를 운영하고 있다(본보 2011년 4월 14일자 36면 보도). 최근 몇 년간 그는 큰 고민에 빠졌다. 1932년에 개교한 청암초등학교가 분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가을운동회가 되면 마을주민 수백 명이 모여 잔치를 벌일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교생이 19명으로 분교 대상 학교로 전락한 생태다. 손 목사는 인근 묵계초등학교가 서당 유학생들의 유입으로 재학생 100명이 넘는 학교로 탈바꿈한 것이 부러웠다.
“그래, 도시에서 생기 없이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유치하면 학교도 살리고 마을도 활기차게 변할 거야, 복음을 전하면 일거양득이잖아.”
지난해 이맘때쯤이다. 손 목사는 지리산의 웅장한 자연 속에서 책을 펴는 학생의 모습만 그려봐도 웃음이 절로 났다. 산촌유학센터 설립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청학동유학센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센터는 굽이굽이 청학골 맑은 계곡과 철따라 피는 야생화, 그리고 아름다운 하동호가 자리 잡은 천혜의 공간에 세워져있다. 문제는 학생 모집. 손 목사는 “하나님께서 센터에 꼭 필요한 학생들을 보내줄 것을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학골산촌유학센터는 초등과정으로 기독교 영성은 물론 훌륭한 신앙인으로서의 기초를 다지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며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믿음의 후배들을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055-882-7230).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