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능 필수 되지 않는 한 독도, 일회성 관심에 그칠 것”
입력 2011-08-09 17:45
일선 교사들은 독도에 대한 장기적이고 꾸준한 교육을 강조했다.
충북 제천 장락초등학교 김종호 교사는 9일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독도 문제가 왜 중요한지 모르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며 “지난 4월 ‘독도사랑주간’ 행사를 열고 집중적으로 독도교육을 실시했더니 학생의 수업 참여도가 달라져 교육의 실효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중 오성탁 교사도 “대부분 학생이 객관적 지식 없이 감정적으로 독도 문제를 인식한다”며 “독도가 우리 영토인 근거와 역사적 상황, 국제관계 등을 명확하고 풍부하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많은 학생이 독도 문제에 관심이 없는 만큼 꾸준한 독도교육은 필수라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지 않는 한 독도교육이 ‘반짝 관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외국어고 윤희운 교사는 “한국사 교육이 입시와 직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독도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효과가 없다”며 “긴 안목을 갖고 큰 틀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독도교육은 시류에 영합한 임시방편식 교육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독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수능시험에서는 선택과목이다. 지난해 치러진 2011학년도 수능시험에서 한국사를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의 9.5%에 그쳤다.
장기적으로 깊이 있는 독도교육을 하려면 교사에 대한 역사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역사교육연구회 회장인 서울 양정고 이두형 교사는 “독도 문제는 국사를 비롯해 지리, 정치, 경제 등 여러 과목과도 관련돼 있다”며 “임용고시에서 독도 관련 비중을 늘리고, 교사 연수프로그램에서 모든 교과의 교사에게 독도 교육을 실시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지난 4월부터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독도 연수프로그램 ‘찾아가는 사이버 독도교실’을 실시했지만 모든 교사가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의 외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짝 여론에 편승해 독도교육을 강화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성호 정책국장은 “정치·외교적 사안인 독도 문제를 학교 교육에 넘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독도뿐 아니라 간도, 동해 등 여러 가지 역사적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독도교육만 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