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자월드컵 우승… 숨은주역은 문홍선씨

입력 2011-08-08 19:28

일본 여자축구 월드컵 우승의 숨은 주역으로 재일교포 2세 사업가가 뒤늦게 조명을 받고 있다. 바로 일본 여자축구 최강 ‘아이낙(INAC) 고베’의 구단주 문홍선(60) ㈜아스코홀딩스 회장이다.

아이낙 고베에는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 주장으로 월드컵 대회 득점왕(5골)과 MVP를 차지한 사와 호마레 등 대표선수 7명이 속해 있다. 한국 대표선수 지소연과 권은솜도 뛰고 있는 아이낙 고베는 지난 1월 일본 여자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데 이어 올해 정규리그 전반기 동안 8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통신(IT), 외식산업 등을 운영하는 ㈜아스코홀딩스는 2001년 여자축구단을 창단했다. 아이낙 고베는 창단 다음해인 2002년 지역 3부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 지역 2부 리그, 2004년 지역 1부 리그에서 각각 정상에 서며 한 계단씩 올라갔다. 2005년에는 전국 리그인 ‘나데시코 2부 리그’에서 우승해 2006년 1부 리그로 승격했다.

문 회장은 특히 아마추어 리그이던 일본 여자축구에 처음으로 월급제를 실시,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활약하던 사와 같은 선수들이 아이낙 고베로 모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아스코홀딩스가 지난 10년간 여자축구에 쏟아부은 돈은 약 15억엔(200억원) 정도.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최근 월드컵 대회 우승 이후 일본 대기업들의 후원이 줄을 서고 있다. 또 지난해 경기당 800명이었던 관중은 지난 6일 전반기 8차전에서는 2만4500명까지 늘었다.

조총련계였던 그는 5∼6년전 북한에 환멸을 느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 여자축구 발전에도 기여하기 위해 그는 국내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중·고생 선수들을 일본으로 불러 훈련에 참가시키고 있다.

한편 아이낙 고베는 10∼14일 고양에서 열리는 한국, 중국, 일본, 가나 4개국 팀 친선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