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블랙먼데이] “금융위기 때와는 달라… 투매 등 과민반응 자제를”

입력 2011-08-08 21:39

8일 주식시장이 요동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우려하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매 자제를 권고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미국과 유럽의 재정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등락은 있겠지만 차츰 국제적 불안 요인은 해소돼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오전 내내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자 한때 증권가에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여러 전문가들이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국내 영향을 다각도로 내놨지만 이 정도의 혼란을 경고한 예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여러 지표들을 토대로 “추세로 이어질 현상은 아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화증권 최석원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때처럼 가려면 국제적인 자금시장 불안 현상이 동반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날 시장이 등락을 거치면서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충격이 해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미국 증시 반응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우리 증시에 미리 작용했다”면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장이 큰 충격을 보이지는 않을 것인 만큼 자연히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당분간은 추가 매수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향후 몇 달간 여러 정책 이슈들이 지나가면서 불안정 요인이 해소돼야 본격적인 반등세가 나타나리라는 것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안병국 부장도 “오후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줄어든 것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외국인의 ‘셀 코리아’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2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례 심포지엄인 잭슨홀 회의에서의 벤 버냉키 의장 발언, 유럽은행(ECB)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매입 추이 등 국제적 정책 이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을 더 중요한 변수로 꼽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최 센터장은 “9일 발표될 중국 물가지수와 이에 따른 금리 방향, ‘미국 국채를 여전히 신뢰한다’는 언급이 나오느냐 등이 시장 흐름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면서 “3개월 정도 후에는 자생력이 생겨 본격적인 반등세도 기대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