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블랙먼데이] 유럽중앙은행, 국채 매입 적극 나서기로
입력 2011-08-09 00:49
불안이 공포를 낳고 공포가 또 다른 불안을 야기하는 최근 국제 금융 시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국제사회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탄은 많지 않고 국가 간 목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제 공조 한목소리=세계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이 각각 발표한 공동성명은 시장, 환율 등 모든 부문의 안정을 위해 공동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반대 의사를 밝히던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추가적인 계획이 발표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 긴축안을 2014년에서 1년 앞당긴 2013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공공부문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49억 유로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AP통신은 ECB가 하루에 25억 유로 정도의 국채를 매입할 것이며 1년이면 6000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조 효과는 미지수=이날 G7 공동성명은 아시아 주식시장이 개장되기 직전에 발표됐다. 투자자들을 안심시켜 미국, 유럽 증시의 폭락이 아시아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주식시장 대부분은 4% 안팎의 속절없는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시장의 불안을 없애기엔 원론적 차원의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달 21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크리스토프 슈티그만스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4400억 유로 규모인 EFSF의 추가적인 자금 증액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9월 이전엔 EFSF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윌 히든 IG인덱스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은 정치인들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위기를 풀어낼 해법이 있다고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G7의 공조 계획도 큰 틀에서는 같은 생각이지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는 이견이 노출되고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 등이 이미 자국 내에서 동원할 수 있는 처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G7이 공조로 내놓을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