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블랙먼데이] 서킷브레이커, 34개월 만에 사상 5번째
입력 2011-08-08 21:39
8일 주식시장은 현기증이 날 만큼 어지러운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물량을 내던져 코스피지수 장중 하락폭이 최대 144포인트에 달했지만 연기금이 소방수로 나서며 가까스로 1800선을 지켰다.
시작은 양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2포인트(0.60%) 내린 1932.03, 코스닥지수는 0.96포인트(0.19%) 하락한 494.59로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외국인이 물량을 내던지며 하락세가 시작됐다. 외국인은 장 시작 30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968억원가량의 물량을 순매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개인들은 저가매수 가능성을 기대하며 16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개인들은 외국인이 이날 오전 220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물량을 쏟아내자 동요하기 시작했다. 결국 개인들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27분 처음 1900선이 무너진 뒤 2시간 만에 100포인트가량이 빠졌다.
이날 오후 1시10분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61포인트(10.41%) 하락해 역대 5번째 서킷브레이커(20분간 거래중단)가 발동됐다. 2008년 10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오후 1시23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13.90포인트(5.52%) 내려앉아 2009년 1월 이후 처음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29분 1800.00선까지 폭락했다.
이때부터 2008년 금융위기 ‘포비아’를 앓고 있는 개인들의 물량이 급격히 쏟아져 나왔다. 개인들은 장 마감 직전 1시간30여분 만에 이날 개인 누적 순매도 금액의 59%(4336억원)를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은 오후 들어 저가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장중 한때 2201억원에 달하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장 마감 때 1402억원(63%) 줄었다. 외국인이 코스피지수 1818∼1857선 사이에서 1950억원을 순매수한 까닭이다.
관망세를 보이던 기관은 오후 1시 이후 5587억원 넘는 물량을 받아냈다. 연기금이 들어와 개인들이 팔아치운 물량을 받아주다 보니 주가는 장중 최저가 대비 69.45포인트나 뛰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