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블랙먼데이] 가이트너 사퇴 안한다… 오바마 대통령 유임 결정
입력 2011-08-08 21:28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물러나지 않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대통령이 요청하면 해야 한다. 내 일을 좋아하고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가이트너는 올해 초부터 미 채무한도 증액에 관한 정치권의 협상이 끝나는 대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마음을 바꾼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만류 때문이다.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대통령이 그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가이트너는 오바마 정부 출범 때 입각한 경제각료 중 유일하게 남은 경제부처 장관이다. 오바마는 내년 대선 전까지 재무장관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국채 신용등급 강등에 가이트너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그의 경질을 요구해왔다. 일부 미 언론은 차기 재무장관 후보까지 거론했으나 이날 본인과 백악관의 발표로 사퇴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사임 만류는 경제 정책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또 공화당에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가이트너는 유임이 결정되자마자 NBC와의 인터뷰에 나와 S&P를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신용등급 강등은 형편없는 판단이다. 미 재정 계산에 관한 기초적 지식조차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블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고 경제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