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서 70대 파도 휩쓸려 사망… 강한 바람에 농작물 피해 속출

입력 2011-08-08 00:45

제9호 태풍 ‘무이파’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제주도에 이어 전라남·북도, 대전·충남 일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또 강한 바람에 추수기 벼와 과일 등 농작물 피해가 속출할 뿐만 아니라 태풍이 7일 자정부터 서해와 인접한 수도권 전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8일 출근길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

이번 태풍으로 첫 희생자가 발생했다. 7일 오후 5시40분쯤 전남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 선착장에서 김모(75)씨가 1t짜리 배를 정박시키려다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 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또 광주 90여건, 전남 250여건 등 간판추락, 창틀파손 피해가 접수됐다. 전남 고흥군 금산면에서 전선이 끊기면서 3800여 가구가 정전되는 등 광주·전남에서 모두 11만300가구 주민들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대전·충남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9시24분쯤 대전시 용운동 한 교회 십자가 종탑이 강풍에 떨어지면서 인근 고압선을 덮쳐 용운동 일대 340여 가구가 정전돼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충남 서산시 인지면의 상가건물 등 4개 건물에서 간판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119가 출동해 지지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제주에서도 서귀포시 대정읍 등 2만여 가구가 10분∼1시간가량 정전됐다. 서귀포시 토평동 해안길의 콘크리트 포장도로 10여m가 파도에 파손됐고, 서귀포 운진항과 안덕면 사계항에 정박했던 소형 선박 2척이 높은 파도에 전복됐다. 서귀포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수령 600년 된 팽나무가 부러지면서 조선시대 관아인 일관헌을 덮쳤다.

강한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일어 제주에서 부산, 목포, 인천 등을 잇는 6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목포·여수·완도항 등 전남지역 항구를 기점으로 하는 모두 56개 항로 89척의 여객선 운행이 금지됐다. 전북과 충남에서도 도서지역을 오가는 5∼6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과 인천 섬 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 18척의 운항도 통제됐다.

제주공항에는 오전 8시55분 이후 항공편 244편이 모두 결항해 관광객 3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광주공항에서는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12편의 왕복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다.

이에 따라 해양경찰청 본청과 서·남해지방청, 산하 10개 경찰서는 구조대응 방제대응 해양안전 등 8개 반을 구성해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홍수통제소 수자원공사 농촌공사 등 유관기관 합동근무 체제를 구축하고 비상대기하고 있다.

전국종합=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