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토트넘 폭동… 경찰 총격에 20대 시민 사망 발단
입력 2011-08-07 22:14
영국 런던 북부에 위치한 토트넘에서 6일(현지시간) 폭동이 발생해 최소 26명의 경찰관과 시위대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대 42명을 체포했다.
이번 시위는 마크 더건(29)이라는 흑인 남성이 지난 4일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정확한 사건 경위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경찰은 더건이 탄 택시를 세웠고 이후 최소 4발의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쯤 모인 시위대 120여명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시위대는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8시30분쯤에는 화염병이 등장했다. 시위대도 300여명으로 늘었다. 시위대는 “정의” “우리는 답변을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순찰차량 2대와 이층버스 1대가 불탔다. 한 목격자는 “시위대가 차량 창문으로 화염병을 던지면서 불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가 돌을 던지면서 주변 상가 상점들도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500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다음날 새벽 상가로 몰려가 가전제품과 의류 등을 마구 약탈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 대변인은 “더건의 사망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면서도 “폭력과 파괴행위는 사건 조사와는 별개이며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가장 낙후된 도시 가운데 하나인 토트넘은 흑인들이 많이 몰려있어 인종 대립이 심한 곳으로 경찰과의 충돌도 자주 빚어진다. 1985년 10월에도 한 흑인 여성이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동으로 번졌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가 2005~2008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