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173원 인상” VS 우유업체 “81원 이상 안돼”… 협상 연장

입력 2011-08-07 18:38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原乳) 가격 협상 시한이 9일로 다시 연장됐다. 낙농진흥회는 7일 원유가격 결정 협상을 벌여온 ‘낙농경영안정소위원회’로부터 그동안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추가협상 기간을 9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소위원회는 8일 10차 회의를 열고 협상을 속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인상폭에 대한 견해가 좁혀지지 않아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낙농농가들은 “사료값이 크게 올라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가격을 173원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우유업체들은 “경영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81원 이상은 안 된다”며 버티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5일 협상에서 ℓ당 103원 인상안과 119원 인상안을 차례로 제시했으나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들이 모두 거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는 낙농농가와 우유업체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낙농진흥법에 따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가격 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낙농농가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무기한 원유공급 중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우유 대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 6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선 ‘향후 일정만 논의한다’는 당초 약속을 어기고 우유업체를 중심으로 중재안 기습 통과를 시도하다가 낙농농가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이후 양측의 불신이 더욱 깊어진 상태다.

낙농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는 “사료값은 오르는데 원유값은 올려주지 않으면 계속적인 폐업과 생산량 감소로 인해 돈 주고도 우유를 사먹지 못하는 진짜 우유 대란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