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MRO 업체 ‘사회적 기업’ 된다

입력 2011-08-07 22:19

SK그룹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바꿔 기존 사회공헌 사업과 연계해 육성키로 했다.

SK그룹은 7일 그룹 내 MRO 업체인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된 MRO 사업 처리를 놓고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했지만 사회적기업화가 가장 실효성이 높은 대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 전환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MRO코리아는 2000년 7월 SK네트웍스와 미국 그레인저 인터내셔널이 51대 49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사로 지난해 10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원은 150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MRO 업체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에 따르면 사회적기업 형태의 MRO 사업체는 취업애로계층을 고용하고,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에서 자재를 구매해 SK그룹 관계사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분야에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사회에 환원하거나 다른 사회적기업 육성에 사용한다.

SK는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의 효율적 운영에 맞는 지배구조와 경영구조를 갖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방침이다. SK는 2005년부터 그룹 내 사회적기업 사업단을 통해 행복 도시락, 행복한 학교 등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왔다.

현재 76개의 사회적기업을 설립·지원하고 있는 SK는 2013년까지 추가로 300억∼500억원을 투입해 사회적기업 30개를 신설, 4000개의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달 초 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IMK)의 삼성 계열사 지분 58.7%를 처분하겠다고 밝힌 삼성그룹은 매각 주간사 선정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주도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하는 등 지분 매각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도 이미 지난 6월 MRO 회사인 한화S&C의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에도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LG그룹은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그 방향에 맞춰 MRO 업체인 서브원의 지배 및 경영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