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엉터리 정보·지휘체계로 전쟁 이길 수 있나

입력 2011-08-07 17:41

육해공군의 지휘·통제·통신·전산·정보(C4I)시스템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의 연계상태가 극히 저조한데다 입력된 정보도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군이 KJCCS를 기반으로 각종 훈련과 작전을 수행해왔음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이런 한심한 합동지휘체계와 엉터리 정보로 유사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는 보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KJCCS는 각 군 C4I 시스템과 연계돼야 할 항목 18개 중 14개가 누락돼 각 군의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유사시 합동참모본부의 명령이 각 군에 전달되지 않고 전투 중인 각 군의 현황도 합참에 보고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3군이 하나로 뭉쳐 적의 공격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기는커녕 모두 따로 움직여 지리멸렬해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두렵다.

게다가 KJCCS에 입력된 정보라는 것도 기가 막힐 정도다. 예컨대 우리 군 부대 33개가 북한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돼 있는가 하면 지난해 추락한 공군전투기 3대는 전투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측은 “훈련과 작전으로 바뀐 부대 위치 등을 다시 원상태로 환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군 작전의 생명이라 할 정보를 갱신하는 데 그토록 무책임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현대전은 정보전이자 네트워크전, 입체전이다. 아무리 막강한 화력과 첨단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어도 그것들을 입체적,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와 정확한 정보 없이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서 각 군은 C4I 체계 구축에 매진해 왔고, 북한도 한국군의 C4I 체계와 유도무기 50% 타격을 전자전의 목표로 설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대로라면 북한의 전자전 공격이 없어도 우리 군은 자멸할 판이다. 이번 기회에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합동지휘통제체계를 완벽하게 구비하는 것은 물론 문책할 부분이 있으면 문책해야 한다. 별일 아닌 것처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