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재택진료시대 ‘눈앞’

입력 2011-08-07 17:33


COPD 환자들을 위한 ‘U-헬스 생체신호 재택 계측 및 원격 전송 시스템’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중증 호흡곤란과 폐기흉, 심혈관 질환 등의 합병에 따른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COPD란 폐의 손상이나 염증으로 기도가 점점 좁아져 만성 기침이나 가래와 함께 중증의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폐활량도 감소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리킨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양석철 교수팀은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춘택, 서울대 의학연구원 의용생체공학연구소 김희찬 교수 등과 공동으로 병원 방문이 잦은 COPD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 재택진료 시스템을 개발했고 상품화를 위해 국내 3∼4개 IT 전문 회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7일 밝혔다.

COPD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과 지나친 가래, 만성 기침이다. 초기에는 이 같은 증상이 감기에 걸렸을 때만 나타나지만, 점차 질식할 것처럼 숨쉬기가 힘든 호흡곤란을 수시로 겪게 된다. 증상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는 환자의 61%가 “죽는 것보다 더 나쁜 상태”라고 말할 정도다.

양 교수팀이 개발한 U-헬스 생체신호 재택 계측 및 원격 전송 시스템은 바로 COPD 환자들의 이 같은 고통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장비다. 환자들이 이 장비를 통해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조기에 발견하게 될 경우 생명이 위험해지는 긴급 상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크게 4개 장치로 나뉜다. 검지 손톱 부위에 끼워 체내 산소포화도를 자동 측정하는 모듈과 폐활량을 측정하는 호기(숨을 내 쉬는 것) 모듈, 좌우 가슴 젖꼭지 부근 4개 부위와 늑골 부위 2곳의 이상 신호음을 감지하는 청진기 모듈, 그리고 이들이 측정한 생체신호를 인식해 병원의 메인 서버로 자동 전송하는 전산화 모니터링 장치 등이다뷼사진 참조뷽.

따라서 환자들은 이상을 느낀다고 해서 굳이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집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생체신호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그대로 전송 받은 의료진의 지시(처방)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양 교수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에 등록된 COPD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6개월 동안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시험을 실시한 결과 응급실 및 중환자실 입원 치료 횟수를 35% 이상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2010년 말 현재 국내 COPD 환자는 60만9000명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06∼2010년) COPD 관련 심사결정 자료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남성(52.4%)이 여성(47.6%)보다 다소 많고, 발생률은 나이와 비례해 높아진다. 그래서 연령별 분포도 70대 이상이 29.9%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60대(21.8%), 50대(15.9%) 등의 순이다.

COPD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전체의 80∼90%에 이르는 흡연과 대기오염에 따른 공해물질 흡입이다. 양 교수는 “일반적으로 COPD는 하루 1갑 이상 20년 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흡연 시작 후 20년이 지나면 발병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선 무엇보다 금연 실천이 필요하다. 또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에 오염된 공기나 미세먼지가 많은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글·사진=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