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충격파] 금융패닉… 코스피 2000·코스닥 500 동시 붕괴
입력 2011-08-06 00:23
글로벌 주식 폭락의 여파로 5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과 500선이 동시에 무너지면서 ‘검은 금요일’ 장세가 연출됐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97.80포인트 폭락,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환율도 출렁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이날 일제히 추락했다. 청와대는 국내 경제 리스크 확대에 대한 우려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4.72포인트(3.80%) 떨어진 1943.75로 마감했다. 이로써 나흘간 228.56포인트나 빠졌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 18일(1981.13)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5.08%나 폭락한 495.55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원 이상 급등하다가 결국 5.70원 오른 1067.40원에 마감하는 등 내내 요동쳤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5.58% 폭락해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7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5% 하락했다.
최근 금융 불안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의 단기 충격도 감지됐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5년 만기 한국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11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로 전날보다 6bp나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2010년 11월 30일(122bp)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CDS프리미엄은 국가 부도 위험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올라갈수록 부도 위험이 커짐을 뜻한다.
청와대는 이날 국내 주가와 원화 가치가 급락하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의 실무급 간부들이 참석한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과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하면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에 과민하게 반응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일(현지시간) 512.76포인트(4.31%)나 폭락해 아시아 금융 불안을 이끌었던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일에는 개장 직후 1% 이상 상승하며 공포감을 덜어낸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7월 미국 고용실적이 예상을 넘어선 데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하락한 것이 분위기 반전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전날 3~4% 하락했던 유럽 주요 증권시장도 5일 지수가 2%가량 급락으로 출발하다 미 고용지표 소식이 전해진 뒤 밤 11시(한국시간) 현재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고세욱 권기석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