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일생 사진·글로 복원했다… 언론인 출신 안병훈씨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 펴내

입력 2011-08-05 18:37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의 마지막은 쓸쓸했다. 4·19 민주화 시위로 하야성명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인 1960년 5월 29일 가방 하나 꾸려 하와이로 떠난 그는 5년 뒤 시신이 되어서야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후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이승만 시대의 공과(功過)는 논쟁 중이다. 항일운동가이자 나라를 세우고 지킨 건국 및 호국 대통령으로서 이승만의 삶을 긍정적으로 재조명한 책이 5일 출간됐다. 안병훈 전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이 엮은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기파랑)은 사진과 붓글씨, 서한 등 관련 자료 612점을 중심으로 이승만의 삶을 복원했다.

사저 이화장에 보관된 유품과 연세대 부설 이승만연구원 보관기록 등 곳곳에 흩어진 이승만 관련 자료 1만점 중 가치 있는 사료를 선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 총사령관 옆에 선 이승만, 6·25전쟁 후 미국 뉴욕의 ‘영웅 퍼레이드’ 장면 등 희귀 사진이 다수 발굴됐다.

여느 평전과 달리 이 책은 연대기가 아니라 삶의 분기점이자 대한민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주요 순간을 중심으로, 건국(建國) 호국(護國) 흥국(興國) 복국(復國)의 순서로 짜여졌다. 건국은 일제 패망 두 달 후 조국에 돌아온 이승만이 5만 인파가 운집한 중앙청 광장에서 첫 대국민 연설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호국 편에서는 6·25전쟁 발발과 서울 함락, 89일 만의 서울 탈환, 평양 입성 등이 이어진다. 인생 전반기를 다룬 마지막 장에서는 기독교인 이승만과 하버드·프린스턴대를 2년반 만에 졸업한 수재 이승만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건국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기획됐지만 과오도 빠뜨리지는 않았다. 수학자까지 동원해 선거결과를 뒤집은 사사오입 개헌과 진보당 당수 조봉암 처형 등 과(過)에 해당할 사건도 담았다. 10년 넘게 이승만 관련 자료를 모아온 편자는 서문에서 “이승만은 독립운동, 건국, 북한의 남침 저지, 그 후 한번도 평화유지 등 네 가지 면에서 누구도 범접 못할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는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현대사의 주역”이라고 평가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