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마저 시리아에 경고… 메드베데프, 알아사드에 ‘국정 개혁하라’ 서한
입력 2011-08-06 00:28
시리아 정권에 우호적 입장을 취해 온 러시아마저 시리아 유혈 사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 시위에서 숨진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며 시리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을 개혁하지 않으면 슬픈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최근 경고했다고 4일(현지시간) A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으며 상황이 변하면 우리 입장도 변할 것”이라고 알아사드에게 서한을 보냈다. 러시아는 지난 6월에는 유엔의 시리아 규탄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으나 최근 결의안보다 한 단계 낮은 의장 성명에는 반대하지 않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이 사망한 데 대한 책임은 시리아 정부에 있다”면서 “알아사드는 통치에 필요한 정당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알아사드 가문의 최측근 기업인인 무하마드 함쇼와 그의 기업에 대해 자산 동결 등 제재 조치를 취했다. 함쇼는 미국에서 건설·통신 회사 등 기업 20곳을 운영하고 있다.
시리아에선 5일에도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전국에서 개최됐다. 정부군의 발포로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잇따랐다. 이날은 지난 1일 라마단이 시작된 뒤 첫 금요예배가 열린 날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정부군에 의해 점령당한 서부 도시 하마에서는 3일 하루에만 30명이 숨졌다고 현지 주민이 말했다. 1982년 반란 진압 과정에서 1만명이 숨진 하마 학살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