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평균가격 5% 내렸다지만 안 그래도 비싼데 효과있을지…

입력 2011-08-05 18:41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이번 여름 프랑스로 ‘샤테크’를 겸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샤테크는 ‘샤넬 백을 이용한 재테크’라는 뜻을 담은 신조어다. 가격이 싼 프랑스 현지에서 가방을 구입하면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 이득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내에서 579만원인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 핸드백을 2450유로(원화 370여만원)에 샀다. 김씨는 “샤넬이나 에르메스 가방을 프랑스에서 사면 국내에서 살 때보다 20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가를 소폭 내리더라도 여전히 비싼 가격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명품 원정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한·EU FTA가 발효된 지난달 1일 이후 수입된 제품부터는 인하된 가격으로 5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르메스는 지난달 15일부터 제품가에 관세 철폐분을 반영해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6% 인하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생색내기에 비해 국내 명품 가격은 지나치게 올라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샤넬이 제품 가격을 평균 25% 인상할 당시 ‘본사 차원의 가격정책’이라고 설명했지만 프랑스 현지와 가격차가 크게 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시장 속성 때문에라도 콧대 높은 명품 업체에서 실제로 가격을 많이 낮출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