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스마트TV 망 이용 대가 달라”
입력 2011-08-05 18:39
통신사들이 스마트TV 제조업체들에 인터넷 사용에 따른 대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스마트TV가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해 망 고도화를 위한 설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조만간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소니 등 스마트TV 제조업체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명의로 공문을 보내 스마트TV로 인한 데이터 폭증 현황을 설명하고 인터넷 사용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스마트TV가 다른 망 사용자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대용량의 트래픽을 유발한다”며 “제조업체에 망 투자비를 분담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특히 제조업체들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TV를 인터넷 회선에 연결해주던 것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스마트TV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강수를 두겠다고 나선 것은 데이터 트래픽 급증과 이로 인한 망 설비 부담 증가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TV 활성화를 앞두고 트래픽이 급증할 게 뻔한 상황에서 인터넷 사용 대가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3년에는 스마트TV 보급 대수가 올해의 3배 이상 증가하고 트래픽 발생량도 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업계가 망 대가 지불 요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통신업계와 망 사용업체 사이의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논란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트래픽이 내용과 서비스, 단말기 종류 등과 무관하게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무선인터넷 시대에 접어들어 망 사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통신업계와 망 중립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인터넷 사업자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