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이메일을 따뜻한 손 글씨 편지로 바꿔드려요”
입력 2011-08-05 20:59
“이메일을 손으로 쓴 편지로 바꿔 보내줍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디자이너 아이반 캐시는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스네일 메일 마이 이메일(Snail Mail My Email)’이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네일 메일’이란 이메일에 비해 달팽이처럼 느리다는 뜻에서 일반 우편을 이르는 말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신청자가 ‘받는 사람’의 주소와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오면 캐시가 이를 편지지에 직접 손으로 쓴 뒤 일반 우편으로 ‘받는 사람’에게 보내준다. 100단어 이하만 가능하다.
편지지에는 직접 내용을 손으로 쓰는 것뿐 아니라 원하는 경우 예쁜 삽화를 그려 넣거나 꽃잎을 붙이기도 한다. 향기를 넣거나 립스틱으로 입술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한다.
캐시는 “우리는 현재 차갑고 비인간적인 이른바 ‘빨리빨리’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나 역시 이 세상의 일원이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균형 잡힌 삶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손으로 편지를 쓰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캐시는 당초 혼자 한 주에 5∼10건의 편지를 대신 써 줄 생각이었지만 지난 2주간 무려 2300건의 이메일이 쏟아졌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시는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인터넷 등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재는 134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이 대신 쓴 편지의 90% 정도는 연애편지라고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는 크리스틴 후벤이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