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통장 잔액·고지서 보면 소름이 쫙~” 등록금 시즌… 잠 설치는 대학생

입력 2011-08-06 10:22

“오늘 아침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잠이 확 달아났다.” 한 대학생이 5일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각 대학이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하자 대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건국대 서강대 서울여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등은 등록금 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지했고,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은 다음주부터 고지·발송한다.

서울여대 인문대 4학년 김모(23)씨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등록금 내역을 확인하고 우울해졌다. 지난 학기처럼 35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장학재단에서 대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5% 정도 이자로 대출받은 학자금을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이번 학기도 근로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기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제대 후 2학년으로 복학하는 건국대생 김정기(22·가명)씨는 입대 전 340만원대였던 등록금이 390여만원으로 오른 것을 보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김씨는 “부모님도 학비 마련이 쉽지 않아 우선 대출을 받기로 했다”며 “요즘은 과외 구하기도 힘들다는데 아르바이트 자리가 얻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도대체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 정부와 국회의원에게 실현 의지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도 등록금과 관련한 탄식, 아우성이 넘쳐났다. 한 대학생은 “장학금을 타지 못한 내가 한심스럽다”며 “등록금을 내고 나면 기숙사비 고지서가 날아올 텐데 정말 불안하다”고 했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건 통장 잔액과 등록금 고지서다” “대출받은 돈을 다 갚을 수 있도록 바로 취직해 그만큼 벌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글도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왔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는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37차 촛불집회를 열고 반값 등록금 정책의 조속한 실현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시내 대학 대부분의 등록금 고지가 완료되는 12일 민주당 등 야5당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발족하고 하반기 대규모 투쟁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어 15일 청계광장에서 3000여명이 참가하는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반값 등록금 투쟁을 벌이는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등록금 납부를 10월까지 미루기로 했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팀장은 “다음달 29일부터 전국 대학생 동맹휴업과 거리수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유동근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