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채협상서 ‘작은 승리’… 저소득층 대학생 장학금 ‘펠 그랜트’ 170억 달러 증액
입력 2011-08-05 18:28
미국 연방정부 채무 상향 조정 협상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부분도 있었다. 저소득층 대학생 장학금 ‘펠 그랜트(Pell Grant)’가 그것이다.
다른 예산이 대부분 삭감된 것에 반해 펠 그랜트는 170억 달러가 증액됐다. 캔트 콘래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펠 그랜트를 통해 젊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펠 그랜트를 지켜내는 대신 대학원생에 대한 정부보조금 대출을 포기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원생이 학교 재학 중에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내지 않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었다. 약 15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었다고 워싱턴 소재 미국교육협의회(ACE)가 설명했다. 대학원생 이자 지원 예산 10년분을 삭감해도 펠 그랜트 2년 예산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펠 그랜트 수혜자가 900만명이라는 점을 내세워 협상안에 반영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펠 그랜트의 규모를 대폭 늘린 적이 있다. 만약 이 예산이 삭감되거나 폐지되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체면을 구기는 셈이었다. 만약 이번 협상이 없었다면 펠 그랜트는 내년부터 삭감될 상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부채 타결안에서 펠 장학금을 살린 것을 최대 성과의 하나로 보고 있으며, 행정부가 협상 초기부터 이 분야를 집요하게 밀어붙였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