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따 주는 게임 킬러… 업계 ‘오토프로그램’ 골치

입력 2011-08-05 21:33

북한 엘리트 해커들이 국내 인기 온라인게임의 오토프로그램을 만들어 외화벌이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토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한 돈벌이는 업체들의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행하고 있다.

오토프로그램은 사람 대신 컴퓨터가 게임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게임을 하면서 각종 아이템을 얻어 자기 캐릭터의 수준을 높여가는 롤플레잉게임(RPG)에서 주로 사용된다. 사람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은 중개 사이트에 내놓으면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오토프로그램의 제작과 판매는 불법이지만 아이템 현금 거래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에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템을 모아 내다 파는 일이 공공연히 벌어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토프로그램 사용으로 적발되는 건수만 매일 100~20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오토프로그램을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시세 4만~5만원선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기 게임의 경우 아이템 가격이 높다. ‘리니지’는 아이템 하나가 수십만~수천만원에 달한다. 직장인 유모(28)씨는 “리니지를 하면서 오토프로그램을 돌려 용돈벌이가 쏠쏠했다”고 말했다.

게임업체들은 오토프로그램을 차단하고 있지만 근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넥슨 관계자는 “업계의 노력으로 오토프로그램 제작·판매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가능해졌지만 이용자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해 건전한 이용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