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충격파] 국제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하락
입력 2011-08-05 18:23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등이 재부각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도 얼어붙었다.
5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가격(최근월물)은 4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날보다 5.77%(5.3달러) 급락한 배럴 당 86.6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WTI의 낙폭은 5월 이래 최대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두바이유(현물)는 2.15%(2.36달러) 떨어진 107.23달러를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속 가격도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가격(최근월물)은 4일까지 3거래일 연속 3.8% 하락했다. 아연과 니켈 가격도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낙폭은 각각 5.7%, 6.0%에 달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를 지탱하는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제주체들은 모두 국가경제가 침체 일보직전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 가격(최근월물)은 4일 전날보다 10.25% 상승한 온스(oz)당 1679.50달러를 기록하며 연일 치솟고 있다. 지난 2일 이후 가격 상승률은 3.5%에 달한다.
삼성증권 임병효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 경제침체 우려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WTI 가격은 4일 5% 이상 떨어졌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수요 기대가 높은 구리 같은 금속은 1% 정도만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시장이 적어도 3분기 내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까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미국이 재정지출 억제를 포기하고 돈을 더 풀거나 중국이 추가적인 수요 진작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원자재 시장이 되살아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