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효과 2007년보다 확 줄었다” 기재부, 재분석 보고서
입력 2011-08-05 18:1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얻어질 무역 개선효과가 2007년 체결 당시 제시된 것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흑자 증가액은 줄고 농업 부문 적자는 크게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10개 국책연구기관 등과 함께 분석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 결과’에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향후 15년간 연평균 1억3800만 달러 늘 것이라고 5일 전망했다. 2007년 FTA 체결 당시 내놨던 무역수지 증가 예상치 4억2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부문별로는 지난해 12월 추가협상으로 관세 철폐 시기가 늦춰진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연평균 흑자 증가액은 2007년 예상치보다 2억2300만 달러 줄었다. 농업 부문은 연평균 적자 증가폭이 2007년 예상치(3억7000만 달러)보다 5400만 달러나 더 커졌다.
이처럼 한·미 FTA 체결 효과가 4년 만에 달라진 데는 추가협상의 영향도 있지만, 그 사이 우리 경제 수출구조 등이 변화한 탓이 크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우리 무역 상대국이 신흥국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에 한·미 FTA로 철폐되는 관세 효과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농업 부문은 최근 미국 농·축·수산물 수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에 참여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도 “지금과 같은 트렌드가 계속된다고 전제하면, 앞으로 (한·미 FTA) 경제적 효과는 더 줄어들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시경제지표 개선 효과도 한·미 FTA 체결 당시 예상한 것에 비해 낮아졌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단기적으로 0.02%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5.66%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예상치는 각각 0.32%, 5.97%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