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와 문화예술의 색다른 만남… 제11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입력 2011-08-05 18:14
제11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NeMaf 2011)이 4일 개막돼 서울 홍익대 인근 여러 문화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는 디지털과 캠코더, 스마트폰, 컴퓨터 등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색적인 영상 및 미술 작품들을 상영·전시하는 행사다.
2001년 출범 때부터 산파역을 맡아 페스티벌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연호 네마프 집행위원장을 개막식 전 만났다.
문화운동단체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의 대표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올해 네마프가 내건 슬로건은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이라면서 “뉴미디어를 매개로 작가와 관객들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네마프는 영화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문화예술들을 뉴미디어를 통해 융합하고 녹여내는 다원예술축제”라고 강조했다.
올해 네마프에는 한국 대만 홍콩 중국 네덜란드 필리핀 벨기에 등 20개국에서 출품된 620여 편에서 추린 200편가량이 소개된다. 경쟁부문인 국제본선구애전에는 예선을 거쳐 구애(求愛)된 45편이 올랐는데 스마트폰으로 제작된 영화, 대안적 시각을 지닌 극영화, 실험다큐멘터리, 싱글채널 비디오아트, 대안영화, 리듬영화, 영화시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작품들이 두루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처음 뉴미디어아트를 접하는 관객들은 다소 생소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두 번 보다보면 뉴미디어아트가 주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미디어아트의 개념과 중요성을 색채 혼합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파란색과 빨간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보라색에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어요. 그렇게 다른 걸 섞는 작업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문화예술을 만드는 과정이죠. 이런 작업이 활성화될 때 문화예술은 더욱 풍부해집니다. 뉴미디어아트는 문화예술에서 바로 그런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김 위원장은 뉴미디어아트는 뉴미디어를 활용한다는 기술적 차원 외에 내용에서도 상업영화나 상업미술과는 차별화된다고 덧붙였다. “뉴미디어에서 ‘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기술)를 말하지만 그에 걸맞은 새로운 내용도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존엄, 소수자의 인권 존중, 여성주의 등이 그런 내용이 될 수 있겠죠.”
김 위원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대안영상문화 활동을 하고 네마프를 이끌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했다.
그는 “우리 미디어아트의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영화 쪽에서는 ‘대안영화’, 미술 쪽에서는 ‘뉴미디어아트’라 부르는 영역이 일정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네마프가 이런 흐름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문화예술은 작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프폰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이제 누구나 영상을 제작하고 즐기고, 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모든 대중이 예술가다’란 말이 이젠 자연스러운 시대인 거죠. 누구나 미디어예술가가 될 수 있어요. 슬로건인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에는 그런 의미도 담겨 있죠. 생활 속에서 예술 작업들을 해보고 그걸 통해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작품 상영 및 전시 일정 등 자세한 정보는 네마프 홈페이지(www.nemaf.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